사이코들의 힐링 댄싱 타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2013) 
Silver Linings Playbook





- 감독
- 데이비드 O. 러셀
- 출연
-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 니로, 크리스 터커, 줄리아 스타일스
- 정보
- 로맨스/멜로,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22 분 | 2013-02-14





친구 덕분에 맥스무비에서 진행한 GV시사회로 이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예정보다 일찍 감상할 수 있었다. 집은 아늑한 북쪽에 위치한지라 코엑스까지 긴긴 여정을 해야했지만 오랜만에 강남 공기도 맡아서ㅡ결국엔 나쁘지 않았다. 마침 신세계의 VIP시사회도 진행 중이었지만 아쉽게도 영화 시간이 겹쳐서 배우들은 볼 수 없었다.
2시간여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맥스무비의 편집장과 저널리스트가 와서 짧은 시네마토크와 질답시간을 가졌다. 상품에 혹해 질문하고자 했으나 이미 너무 늦은 때여서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쓰는ㅡ아이러니하게도ㅡ뒷북 감상평.
짧게 스토리를 정리하자면 이 영화는 아내의 바람으로 인해 정신병원에까지 입원했지만 퇴원 후에도 여전히 아내를 잊지 못하는 팻과 남편의 죽음 이후 직장 동료 전부와 잠자리를 갖고서 쫓겨난 티파니의 만남과ㅡ당연하게도ㅡ사랑 이야기이다. 참고로 그 흔한 베드신도 없고, 키스신도 마지막에 딱 한 번 나오는 이 영화가 왜 19세미만 관람불가인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무튼 아내에게 접근금지 처분을 당한ㅡ그럴만한 이유가 있다ㅡ팻은 아내에게 편지를 전하기 위해 티파니의 댄스 파트너 조건을 받아드린다. 거기다 아버지의 사활이 달린 내기 또한 덤으로 올려진다.
그런, 얘기다. 별 다를 것 없는.
이 영화가 여타 로맨틱 코미디와 다른 점은 팻이 실버라이닝(희망)을 찾기 위한 플레이북(전략)을 짜는 데에 초점이 있다는 것만은 아니다. 이런 밑밥 정도야 여느 영화에서나 쓸 법한 장치이다.
내가 느끼기에 이 영화의 진짜 밑밥은 제목에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팻 자신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짜는 주체가 아니라 팻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팻만을 쏙 빼놓고 짜놓은 플레이북 같다, 이 말이다. 물론 영화는 그런 얘기를 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이며 고민이다.
그리고 이 추측엔 나름대로의 근거가 쌓여있다. 티파니가 팻의 정신병원 상담 내용을 알고 있다는 점, 팻에게는 티파니가 미친 여자라고 하던 어머니가 티파니에게 팻의 조깅 코스를 알려준 점, 그리고 팻을 비출 때에만 카메라가 마치 장난치며 지켜보듯 그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돌거나 줌인 줌아웃을 하는 점 등.
결국 나는 심지어 그 커다란 내기마저도 모두 짜여진 각본이라고 생각한다. 댄스 파티의 점수까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해석이지만 나름대로는 꽤 괜찮다, 고 결론을 내리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총평을 하자면 나는 이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를 만큼ㅡ물론 난 아카데미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ㅡ뛰어난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다른 후보작들 또한 보고 나서 더 깊이 생각해봐야할 문제이지만.
물론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나의 기대만큼 제니퍼 로렌스의 역할(티파니)이 매력적이지 않았고 나의 생각만큼 영화 자체가 와닿지도 않았다. 저 매력적인 제니퍼 로렌스를 딱 예고편에서 보이는 그대로의 캐릭터로밖에 만들지 못한 점, 아쉽고 아쉽고 아쉽다. +) 베드신이 없다는 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