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뜯어보기
소년의 삶, -2012.02.14
앨바
2012. 10. 25. 21:59
지극히 평범한 환경에서 태어났어도 세상에 적응하느라 고달픈 것이 소년의 삶이거늘,
시릴은 그마저도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으며 인생의 출발선을 밟는다.
자전거를 탄 소년.
늘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다는 다르덴 형제의 작품.
나로선 최초로 접한 그들의 작품이었고,
그들이 최초로 음악을 쓴 작품이었드랬다.
시리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선율은 영화가 흐르는 도중, 딱 네 번 울려퍼진다.
그리고
예술영화답게 아담한 극장 안에 자리잡은 몇 안 되는 관객 중 내 옆자리에 앉았던 누군가는
그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조심스레 코를 훌쩍였다.
또 하나,
다르덴 형제로서는 최초로 유명 배우를 캐스팅한 작품이라고도 한다.
세실 드 프랑스.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랑스에서는 거의 국민 여배우급이라더라, 뭐라더라.
내게도 익숙한 얼굴이었다.
히어 애프터 속,
끔찍한 재난을 겪고도 마지막엔 환한 미소로 웃는 그녀였다.
시릴을 맡은 주말 위탁모 사만다 역으로 나온 그녀는
상처 받은 시릴을 아무런 이유도 보상도 없이 순수함으로 감싸 안는다.
나라면 저런 답도 없는 말썽쟁이 따위 아무리 받은 상처가 크다고 한들 결국엔 내쳐버렸을텐데,
그녀는 애인까지 외면하며 자신에게도 상처를 입힌 그 아이를 더욱 더 깊숙이 보듬는다.
그리고 결국엔
관객들은 사만다의 마음으로 시릴을 대하게 된다.
혹여, 다치거나 아프지 않기를.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를.
너를 닮아 상처 입었어도 꿋꿋한 너의 그 멋진 자전거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