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뜯어보기
지금 살아가고 있는 순간, The Hours -2009.11.26
앨바
2012. 10. 25. 21:55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세 여자의 하루를 그린 영화.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미묘하게 어긋나는.
버지니아 울프「댈러웨이 부인」
최근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추천 받아서 읽어보았는데
처음,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다 기존의 소설과는 다른,
일명 '의식의 흐름' 기법을 처음으로 맛보고는 한동안 패닉 상태에 빠졌다.
40여 페이지를 읽는 동안 내가 무엇을 읽었나, 싶을 정도로 순간을 놓치면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형식이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서술이 다른 인물로 넘어갈 시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서 읽고 있다.
그 와중에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보게 된 영화,
The Hours.
아직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거야말로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절제된 감정의 소통을 들려주는 잔잔한 음악.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나레이션과 대사들.
마치 이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누군가가 책을 읽어주는 느낌으로 진행된다.
진정한 The Reader는 이 영화 자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쉽사리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한 번쯤은 가져봤음직한 생각들.
쉽게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들이 가득 담겨져 있어
보다보면 절로 그 인물의 심정을 진실로 이해할 듯싶다.
"삶과의 투쟁 없이는 평화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