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2009)
Inglourious Basterds





-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 출연
- 브래드 피트, 다이앤 크루거, 크리스토프 왈츠, 멜라니 로랑, 일라이 로스
- 정보
- 액션, 전쟁, 어드벤처 | 미국, 독일 | 152 분 | 2009-10-28
나의 2009년 최고의 영화였던 Inglorious BASTERDS(번제는 바스터즈-나쁜 녀석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 브래드 피트 주연.
할리우드 최고의 꽃미남 배우와 최고의 오락영화 감독의 만남. 개봉하기 훨씬 전, 짧막한 예고편만으로도 나에게 커다란 기대를 안겨주었던 영화.
역시나 실망할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최고였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엔딩까지 모두.
영화를 보다보면 때때로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대사 하나하나, 심지어는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따지고 싶을 때가 있다. 뭔가 숨겨진 의미가 있을 거라는 추측이나 염원에서부터 시작되는 습관인데, 뭐 결국은 아무런 답도 내지 못한 채 영화를 끝마치는 경우가 더 많다. 사실 그다지 좋은 습관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쿠엔틴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있을 때에면 모호한 대사나 신에 그러한 물음을 가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되고 만다. 전세역전. 물론 영화는 감독의 것이니까 감독 마음대로 조종하고 의미를 부여하면 되지만, 보통은 독자가 그 의미를 파헤치고 끌어내지 않는 이상, 영화는 아무런 영양가 없는 생산물이 되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늘 감독은 숨겨진, 내포된 의미를 어딘가에 부여하는 것이고 관객은 그것을 찾아내며 영화에 참여했다는 능동적 주체로서의 기쁨도 맛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쿠엔틴은 조금 다르다. 그냥 보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오락영화의 대부분의 특징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무작정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라는 표현 자체가 또 턱없이 모자란 듯한 느낌이다.
작품성 있는 오락영화.
사실은 이 타이틀이 제일 어려우면서도 완벽하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감독들의 오락영화도 이 전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딱히 좋은 평을 이끌진 못했다. 그나마 제일 성공한 것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고,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사실 이건 오락영화라고 보기엔 좀 뭣하지만-나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는 썩 실망스럽다는 평이 더 많았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유머로 수준 높은 관객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너무나 대단한 업적을 달성중이신 쿠엔틴의 Inglorious Basterds는 나치를 소재로 다룬 영화이다. 물론 히틀러도 등장하시고.
나치를 소탕하러 미국에서 날아온 비밀조직이 바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Basterds. 미친 개떼들. 영화 안에선 이런 식으로 번역을 해놨던데, 제목보다 훨씬 나은 느낌이다. 예매할 때도 재밌었을 것 같은데,
"미친 개떼들 2장이요."
안내 스크린엔 이렇게 떴겠지.
'미친 개떼들 3관으로 입장하세요.'
또 한 편으로는 유태인이라는 신분만으로 가족들을 모두 잃은 한 소녀의 이야기도 나온다. 소샤나. 공교롭게도 개떼들과 소샤나의 목적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계획된다. 물론, 그것은 나치를 소탕하는 일로, 성공여부는 직접 알아내길 바란다. 꽤 잔인하니 감안하시고.
나는 잔인한 영화가 좋다. 아주 섬세하고, 또렷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진행되어지는. 사실적인. 어느 정도는 예술적이거나 B급이거나 몽환적이어도 상관은 없다.
아무튼 커다란 스크린이 빨갛게 물들여지는 영화들이 참 좋다. 특히나 그 잔인성이 오락영화와 결합될 때에는 끝나서도 찝찝함이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더욱 좋다.
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라면 더더더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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