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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완벽한 휴식, 나홀로 거제 1박 2일

 

2020년 첫 휴가가 생겼다. 혼자서 뭘할까 고민을 하다 얼마 전 ‘창밖 풍경이 아름다운 국내 숙소 5곳’이라는 제목의 잡지 기사를 스크랩해둔 것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먼 곳에 위치한 숙소를 골라 몇 개의 블로그 리뷰를 보고 잽싸게 예약해버렸다.

평소처럼 5시에 일어났지만 모닝루틴 같은 여유는 없었다. 대신 남부터미널에 조금 일찍 도착해 아침 일기를 쓰고 8시 버스에 올라탔다. 몇 번의 지방출장을 다니며 맛들린 차, 거제 가는 길도 역시나 프리미엄 버스였다. 그렇게 5시간을 잠도 잤다가 책도 읽었다가 음악을 들으며 낮이 되어서야 거제에 도착했다.

텅 빈 남부터미널에서 모닝커피 한 잔
이번 동행은 내 여행단짝 이병률 작가의 <혼자가 혼자에게>


터미널 밖으로 나오니 살짝 차가운 바닷바람이 따스한 햇살에 실려 뺨에 닿았다. 괜시리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이 짧은 일정 역시 여행이랍시고.
버스에서 미리 찾아 둔 순대국밥집을 찾아 고현시장으로 향했다. 온갖 해산물을 올려놓고 팔고 있는 장길 옆에 자그마니 난 샛길로 사람들이 오갔다. 나도 그 길을 따라 국밥집에 도착했다. 이미 내 앞에 한 팀 대기가 있었지만, 혼자라 금세 자리를 잡고 앉아 섞어국밥을 주문해 먹었다. 고소한 국물하고 탱탱한 내장이 일품이었다. 백종원 아저씨 말마따라 육향을 가득 담은 푸짐하게 행복한 한 끼였다. 바닥까지 국물을 싹 비우고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시장을 나섰다. 근처에 또 맛있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다길래 빵을 몇 개 살 셈으로 또 골목길을 걸어걸어 찾아나섰다.

고현시장 안 충남식당의 섞어국밥. 아직도 생각나는 고소하고 깊은 맛이다.


맑은 날씨에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조용한 시골 골목을 걷고 있으려니 슬거머니 평화가 불러온 기쁨에 몸에 소름이 다 돋았다. 베이커리 카페 꼼마제빵소는 아담했지만 나름 알차게 이런저런 빵을 팔고 있었다. 나는 기본 단팥빵과 앙버터 스콘 같은 걸 하나씩 사서 포장해나왔다.

하늘이 맑고 청명하다. 굽이굽이 찾아들어가면 있는 꼼마제빵소
빵, 이라고 써져있는 나무 판넬이 무심하게 놓여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빵은 알찼다. 단팥빵 비주얼부터 훌륭하다.

 

그리고 정말 순진무구한 서울 촌사람은 아무 의심없이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가조도에 들어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여차저차 결국 가조도행 2개 버스 노선이 하루 세 대씩밖에 운영을 안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멘붕에 한 번 더 소름이 돋았다. 다행히 가조도 입구까지 가는 버스가 곧 도착 예정이었다. 근처에 가서 어떻게든 해보자 라는 심정으로 버스에 올라탔고, 오히려 더 시골로 들어가서 택시가 안잡히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다시금 몸을 휘감았다. 그러나 그것까지도 서울 촌사람의 바보같은 착각이었을 뿐, 카카오택시를 부르자마자 1분 만에 잡힌 택시를 타고 아주 별 일 없이, 숙소 앞에 무사히 안착했다.

아직 체크인 시간까진 한시간 남짓 남아있었다. 바로 앞 카페 프라도에 들어가 커피와 흑임자 케이크를 주문해 먹었다. 아직 배가 조금도 꺼지지 않았지만, 역시 휴식은 실컷 먹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 아니겠어. 케이크를 한 입 크게 베어물자 흑임자 특유의 고소한 내가 입안 가득 퍼졌다. 눈 앞엔 파아란 하늘, 파아란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아침에 적던 일기를 마저 적다가, 책을 다시 읽다가, 멍 때리기를 반복했다. 현재 내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보았다. 가조도 섬 끄트머리에 빨간 점이 갸웃거렸다.

가조도 섬 끝, 지평선 바로 앞에 있는 카페프라도
카페 내부. 크고 넓은 창이 벽면을 거의 가득 뚫어놓았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소파석. 저 곳에 앉아 케이크를 먹으며 책을 읽었다.
2층 발코니에선 바다로 둘러싸인 채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겨울이라 아쉬웠다.
흑임자 케이크와 아메리카노. 쌉쌀하고 달콤, 고소한 조합.

 

거기서 이병률 아저씨가 화내는 모습을 보았다. ‘왜 혼자냐고요 괜찮아서요’ (혼자가 혼자에게 중)의 한 부분을 보자.

- 쟤는 왜 저렇게 혼자 저러고 있는 거야?
청년은 무릎을 모으고 운하에 앉아 단지 수면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냥 좋아 보였고 더군다나 드물게 인상적이기까지 해서 한번 그 청년을 보라고 한 것뿐이었다.
친구로부터 그를 경멸하듯 함부로 내뱉는 소릴 듣자니 참 딱하고 아찔했다. 세상을 살면서 혼자 있는 것을 단 한 번도 꿈꾼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게 들통나버린 것이다. 단언컨대 그 친구는 아내와 아이가 자신을 떠나버리면 대책 없이 발을 동동 구르며 대로에 퍼질러앉아 울부짖기나 할 사람이다. 가여운 사람. 자신과 다른 철학을 부여잡고 혼자 세상을 살며, 혼자 세상을 떠도는 친구를 옆에 두고서 그런 말을 서슴지 않다니.
나는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든 혼자일 수 있으며 혼자라더라도 당당할 수 있으니 혼자인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해선 안된다는 사실을. 우리가 가끔 혼자이고 싶은 것은, 우리에게 분명 어딘가 도달할 점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내 밑바닥의 어쭙잖은 목소리를 스스로 듣게 된다면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그래도 언젠가는 말해주겠다. 우리가 어떻게 혼자일 수 있는가는, 의존적으로 살지 않겠다는 선언으로부터 가능하다고. 도대체 얼마나 혼자 있어 보질 않았으면 혼자 있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그 또한 보통의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혼자 있으면 무조건 심심할 거라며 회피하는 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란 건 별로 없을 것 같ㅌ다. 하지만 진정 하고픈 걸 할 수 있는 상태는 정말로 혼자일 때 아닌가. 세상 눈치보는 일 없이 자유로운 상태일 테니 행동력이 따라오는 건 당연.
혼자는 초라하지 않다. 오히려 외로움은 사람을 입체적으로 다듬어준다. 우리의 혼자 있는 시간은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특별한 의미로 사람을 빛나게 하고 또 사람관을 선명하게 한다.
(중략)
고독을 모르면서 나이들 수는 없다. 혼자인 채로 태어났으면서 애써 고독을 모른 체 한다면 인생은 더 어렵고 더 꼬이며 점점 비틀린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혼자인 시간은 값지다. 혼자인 나도 마찬가지다. 혼자로서 건강해야 함께 있어도 건강할 수 있다. 세상엔 가여운 사람 투성이다. 물론 그들은 전혀 모르고 있을 테다. 아마 혼자인 나를 가엽게 여길 수도 있겠지.

거제 끝자락에서 나홀로 읽기에 딱이었던 책.

 

오후 세 시가 조금 넘었다. 카페에서 나와 터벅터벅 숙소 지평집으로 향했다. 코 앞에서도 찾기 힘든 곳이었다. 지평선과 맞닿아 아래로 아래로 방과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주차장 쪽으로 바다를 끼고 걸어가며 잔잔한 해안을 내려다 보았다. 세상의 끝에 온 듯 고요하고 평화로왔다.

지평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건물 옥상이 지평선과 마주하고 있다.


체크인을 하러 카페 겸 라운지로 갔다. 이미 한 가족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구석 자리 한 켠에 자릴 잡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곧 애플시나몬티와 마카롱이 눈 앞에 놓였다. 시나몬 향이 살짝 풍기는 달달한 차를 천천히 마셨다. 배가 부른 와중에도 마카롱까지 해치웠다. 맛있었다. 곧 시끌벅적하던 가족이 먼저 방으로 돌아갔다. 나도 조금의 여유를 더 즐긴 뒤 짐을 들고 일어났다. 내일 섬을 빠져나갈 버스 시간표와 방 키, 손전등을 받아들고 ㄱ 방으로 향했다.

지평집의 라운지. 먼저 온 가족이 체크인하러 떠나고 혼자 남아 음악을 들었다.
지평집의 웰컴푸드ㅡ애플시나몬티와 마카롱.


바다와 가까이 가며 지평선을 마주보고 계단을 내려갔다. 마치 잠수하듯. 큰 철문을 열었더니 왼쪽엔 욕실 유리창이, 앞엔 방 문이 나타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눈 앞에 바다와 마주한 창문과 다락, 침대가 각각의 자리에 네모나게 자리잡고 있었다. 곧장 이불을 끌고 올라가 다락에 자리잡고 앉았다. 이불을 덮어쓴 채 창문을 열고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살폿 불어오는 바람의 짠내를 맡았다.

철문을 열면 나타나는 나무문. 왼켠에 욕실 창문이 뚫려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풍경. 한쪽 벽면이 뻥 뚫린 채로 바다를 담고 있다.
창과 마주한 침대. 단정한 목재가 차가운 느낌의 석회벽과 조화를 이룬다.
다락같은 느낌의 2층 공간에 앉아 한없이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음악도 듣고 멍 때리고 누워있다보니 어느새 밖이 푸르스름해졌다. 나는 일찌감치 회를 주문했다. 30분 만에 도착한 회를 받아들고, 라운지에서 와인잔을 하나 빌린 뒤 거하게 만찬을 들었다. 막회 스타일로 썰린 회는 두 명이 먹고도 남을 정도로 푸짐히 담겨 있었다. 생선구이부터 회무침, 문어, 샐러드, 부침개 반찬 하나하나 정성스러웠고 따뜻하고 맛있었다. 나는 여행오기 전날 마트에서 산 작은 와인을 하나 챙겨가서 함께 곁들여 먹었다. 영화는 <그랑블루>였다.

금세 어둑해진 하늘과 바다. 겨울의 해는 짧다.
지평집 사장님께 물어보면 배달해주는 횟집을 알려주신다. 반찬이나 회나 모두 맛있고 신선했는데 혼자라 많이 남긴 게 아쉽다.


영화의 반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식사는 이미 거하게 끝이 났다. 회는 반 넘게 남겼다. 너무 아깝고 미안했다. 낮에 샀던 앙버터와 남은 와인을 들고 다시 다락으로 올라갔다. 엎드려 영화를 보다 친구와 한 시간가량 통화를 했다. 모처럼의 긴 통화였지만, 그렇게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이래서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하는건가. 그래도 사실 나는 좋았다. 오랜만에 그와 나누는 대화는 그 내용보다 우리가 아직 많은 부분 연결되어 있구나 라는 보이지 않는 실체를 발견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네 행복을 진심으로 진심으로 바란다고, 아무런 거짓없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 기뻤다.
전화를 끊고서 2층 다락에서 영화를 마저 보았다. 낮에 사온 앙버터와 남은 와인을 해치웠다. 다 보고나니 어느덧 밤이었다.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나와 침대에서 베드요가를 한 뒤 뽀송한 침구에 몸을 뉘였다. 결국 금세 노곤해져 잠에 들었다.

와인과 앙버터. 그랑블루.

 

새벽엔 기침을 조금 했다. 아무래도 방이 조금 건조했던 모양인데 물을 마시곤 다시 푸욱 잠들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모닝루틴을 시작했다. 다락에서 창문을 열어 아침 바다를 마주하곤 명상을 했다. 차인 줄 알았던 드립백 커피를 내려 마셨다. 낡이 곧 밝아왔다. 1층으로 내려와 아침 요가를 했다. 오랜만에 요가소년과 함께. 어려운 동작은 아니었으나 반복 루틴이 많아 중간에 멈춘 뒤 개운한 아침을 맞이했다.

남해바다의 잔잔함은 아침에도 여전했다.
휴가용 모닝루틴 타임스탬프. 독특한 드립커피 패키지로 시작하는 아침.


씻고 준비를 다 하니 이미 조식 시간이 되어 있었다. 라운지에서 오렌지주스와 함께 과일, 샌드위치로 준비된 조식을 들고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미 내 아지트마냥 소중해진 다락에 올라가 포도 하나를 입에 넣은 순간 창 밖 갈대숲 앞에서 뭔가 움직임이 포착됐다. 아 고양이가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황당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녀석들도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춥지 않을까 싶어 1층에 내려가 발코니 문을 활짝 열었다. 네 마리 고양이는 복붙이라도 한 것마냥 똑같은 식빵자세로 내게 다가오지도, 멀어지지도 않은 채 원래 자신들 자리인 냥 뻔뻔히 앉아 나를 구경했다. 어딘가 따스한 곳에서 실컷 자고 일어나 오늘은 또 어떤 인간이 있나 구경이라도 하러 온걸까. 다시 다락에 올라가 천천히 식사를 즐기고 내려왔더니 어느새 또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조식도 다락에서. 크로와상 샌드위치와 과일 몇 조각. 그리고 오렌지주스를 준다. 아마 커피랑 주스 중 선택했던 것 같다.
조식 먹다 문득 아래를 내려보니 이런 광경이.
식빵 네 마리가 나를 구경했다. 문을 열어두어도 들어오거나 더 멀어지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가만히.

 

11시 체크아웃을 한 뒤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다. 버스시간까지는 20분여가 남아있었지만 사진도 찍고 산책도 할 심상이었다. 하지만 사진 찍을 곳도 별로 없고 바닷바람은 생각보다 더 찼으며, 버스는 시간보다도 늦게 도착했다. 덜덜 떨며 기다리던 버스에 올라타 창가 자리에 앉았다. 가조도를 뺑 돌아 밖으로 나가는 노선이었다. 해안도로를 달리며, 쏟아지는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가 버스 한 쪽 창에 가득 들어찼다. 서는 버스정류장마다 동네 주민들이 내리고 탔다. 항구가 있는,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섬의 중앙에서는 반짝이는 바다 덕에 눈도 뜰 수 없어 감은 채로 들려오는 나긋한 사투리 대화를 들었다. 결국 노곤노곤해져 터미널까지 오는 길 잠들고 말았다.

체크아웃하며 다시 찍은 지평집.
드넓은 바다.
도로에 무심하게 놓인 버스정류장 팻말.
버스를 타고 가조도를 나가는 길 보이는 풍경.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가 아름다웠다.


하루 만에, 다시 터미널로 돌아왔다. 나는 부지런히 점심을 먹으러 갔다. 아침에 찾은 삼돌이해물칼국수라는 곳이었다. 칼국수만 하나 시켰다가 김치만두도 추가로 주문했다. 결국 양은 많은데 만두가 너무 맛있어 포기하지 못한 채 만두만 싹 비우고 칼국수는 조금 남기고 말았다.

푸짐한 칼국수. 김치만 봐도 맛집 느낌이 낭낭하다.
야들야들 빛깔 좋은 김치만두. 요놈 때문에 칼국수를 남겼어.


식후땡은 강 건너에 있는 카페 블랙업커피였다. 해수염 커피가 유명하다고 해 고민없이 시켜서 2층 구석 자리에 자리잡았다. 아인슈페너에 소금이 올라간 단짠단짠 커피였다. 한 모금 삼키며 이병률 아저씨 책을 다시 펴들었다.

블랙업 커피. 2층까지 있어 큼직하고 깔끔했다.
구석자리에서 해수염 커피 한 잔.


여행 오기 전 출퇴근 길에 이미 몇 장 읽을 즈음이었다. 아 예전만 못하네, 했었다. 이병률 아저씨도 마음이 퍽퍽해지는 모양이라고. 그리고 그건 그저 출퇴근 길 마음이 딱딱해져있던 직장인의 오만이었음을 거제의 바람이 깨닫게 해주었다. 꽃으로 바위를 두드린답시고 그 작고 아름다운 노크소리가 들리겠느냔 말이야. 문득 내가 그렇게 스치고 지나간 꽃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어 아득해졌다.
나의 일상에서, 서울에서 아주 멀리 오고서야 나는 그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온전히 나일 수 있었다. 카페에 온 손님이 테이블에 놓인 꽃을 보고 예쁘다, 라고 한 마디 했다는 문장에 그만 코가 시큰해지며 눈물을 그렁이고 말았다.

그렇게 지극히 혼자, 황홀할 정도로 평온하게 짧았던 1박 2일 휴식은 마무리되었다. 올라오는 길 역시 까마득히 멀었지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그 거제 바람과 바다에 살포시 빌어놓고 온 내 소망을 언젠가 다시 찾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