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을 산뜻하게 떠나보내기 위해
올해를 보름 남겨놓고 겨울, 제주로 향했다.
처음 타 본 티웨이.
근교로의 여행은, 저가항공을 하나씩 타보는 맛도 있지.
비록 국내여행일지라도 비행기만 타면 설레는 마음.
제주에 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연 렌터카를 빌리는 것이고,
두 번째가 고기국수를 먹는 일인데
인터넷 어디에도 없던 자매국수 브레이크 타임(오후 4시~5시)에 걸려
바로 그 옆 가게인 국수마당으로 대체했다.
고기국수와 비빔국수를 하나씩 시켜 나눠 먹었다.
썩 훌륭할 건 없는 맛.
제주도에 왔으니 우선 바다부터 봐야지.
숙소 가는 길에 있는 함덕 해수욕장엘 들렀다.
왕좌에 앉은 듯한 돌하르방.
겨울 여행은 언제나 해가 순식간에 져버린다.
오후 5시쯤일 뿐인데, 벌써 매직아워가 시작되었다.
왜인지 쓸쓸해보이는 사진.
오묘한 빛깔로 변하며 저물어가는 하늘과,
그 아래에서도 맑고 영롱한 바다 앞에서 패션테러리스트 한 장.
그 바다의 풍경 중심이 되었던 카페 델문도.
함덕에 왔다면 한 번쯤 가봐야 하는 명소라던데, 나는 가지 않았다.
위치나 인테리어는 너무나 근사한 듯했다.
여름에 가서 테라스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쭈욱 들이켜고 싶은.
카페 델문도를 버리고 간 곳은
카페 원더먼트 제주.
카페 내부가 예쁘기로 유명하며(aka 인스타갬성),
대표 메뉴로는 밀크티가 있다.
카페 간판과 문에는 우아한 할머니 일러스트가 맞아주고 있었다.
문 앞에 의자인지 뭔지가 출입을 방해한다ㅡ용도가 무엇인지 모를.
카페 안은 매우 어두웠고, (예상대로) 예뻤다.
이런 길다란 탁자 테이블이 하나, 작은 원형 테이블이 두세 개쯤,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쇼파가 있는 자리도 있었다.
메뉴판과 벨.
실제로 주문을 위해 저 벨을 들어 흔들어야 했다.
드립커피(원두가 기억이 안남)와 아이스 카라멜 밀크티를 시켰다.
드립커피와 밀크티 종류도 꽤 있어 고르는 게 힘들었다.
밀크티는 큐브라떼마냥 밀크티로 된 원형 아이스가 들어있어
먹으면서 점점 진해지는 게 특징.
나중엔 얼음을 숟가락으로 톡톡 치며 깨트려 먹는 게 정석이라고 가르쳐주셨다.
달달한데 지나치진 않고,
부드럽고 진해서 맛있었다.
드립커피 역시 꽤 맛있었다. 포트에 담겨져 있어 양도 넉넉했다.
금세 식는 게 문제긴 했지만.
굉장히 고풍스러운 장식품들이 많았다.
곧 크리스마스라서인지 트리도 장식해두었다.
저녁으로 먹을 회를 사기 위해 숙소 가는 길 들린 함덕 하나로마트.
당연히 시장만큼의 다양한 회가 있진 않았지만,
나름 있을 건 다 있었다.
회로만 아쉬울까봐 초밥도 하나.
첫째날 숙소였던 안녕, 김녕sea.
김녕 해안가 바로 앞에 위치해있고, 넓은 창으로 모든 방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캄캄해진 밤에 도착해서 창밖 바다는 보이지 않았지만,
건물 옥상에서 밤 10시까지는 바다쪽으로 조명을 쏴줘서 불을 끄면 밤바다를 볼 수 있었다.
아담하고 깔끔했던 숙소.
방 안은 난방 덕에 따끈따끈했지만, 욕실은 추웠다.
마트에서 사온 참돔회와 딱새우, 광어회초밥.
제주에 왔으니 한라산!
컵라면이라도 하나 사올 걸, 밑반찬 없이 소박하게 차려먹었다.
그래도 참돔회는 꼬소하니 맛있었다.
다음날 아침, 방에서 보이는 뷰로 대체.
이 날은 하루종일 날이 흐리고 비가 산발적으로 내렸던 지라
새파란 예쁜 풍경은 못보았지만,
언제나 비맞는 바다는 운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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