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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에서

올해도

올해도 어김없이 비는 내리겠지.
스무살의 철부지는
왜 축제날 비가 오냐고 궁시렁댔고,
그런 불만에도 매년 계속되는 비의 축제에
하염없이, 하염없이 잔만 비웠다.

그 어느 순간부터
차갑게 내리는 이 비가,
생각없이 채우고 비워가는 소주 잔이,
그리고 그 질척한 진흙 위 엉성한 천막 안을 가득 채운 멍청한 웃음소리가
하염없이, 하염없이 역겨워졌다.

여전히 철부지인 나는
비올지도 모를 오늘에도 멍청하게 한 잔,
비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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