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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씹어먹기

(현재까지의) 내 인생 책 10권

1. 끌림(이병률)

나의 여행 친구.

그 꾸깃꾸깃했던 유럽발 배낭에 이 책도 꾸깃꾸깃 넣어갔던 기억이 난다.

비가 오는=할 거 없는 스위스 카페에 앉아 휘핑을 잔뜩 올린 커피를 마시며 읽었던 추억.

 

2. 레 미제라블(빅토르 위고)

약 1년여간 붙잡고 있었던 책.

개정판도 나오기 전이라 투박한 문체 덕분에 더욱 고생스러워서

보드카와 함께 꾹꾹 눌러넣기도 했었다.

읽는 와중에도 마찬가지지만 결국 그 두터운 여정을 지나고 나면 외치게 된다.

나의 위대하신 위고님.

 

3.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4. 냉정과 열정사이(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

어떤 의미에서ㅡ나의 첫, 소설이자 책.

퀴퀴한 냄새가 나는, 먼지가 몇 겹이나 쌓여있는 동네의 작은 만화방에서

그래, 마치 판타지 영화에서처럼 빛나고 있던 주황색 책.

 

5. N·P(요시모토 바나나)

야자하던 열 일곱살 여고생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어줬던.

마침 최근에 다시 읽기도 했었는데

도대체 왜 그 때 그렇게 열광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거라.

그래서 더 그리운 책. 나의 열 일곱.

 

6. 상실의 시대(무라카미 하루키)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미도리와 함께 였나, 집 지붕 위에 올라가서 활활 타고 있는 건물을 바라보던.

그리고 고3 문학시간에 각자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읊는 그 타이밍에

이 책을 골랐던 나도 생각이 나고.

 

7. 반짝반짝 빛나는(에쿠니 가오리)

나의 활자 이상형 곤.

내 인생 가장 생각이 많았던 시절에

일본 소설만 주구장창 읽어댔던지라,

생각의 깊이는 파놓지 못했어도 감성은 충분히 적셨드랬다.

대부분은 그 내용보다 그 때의 나 스스로를 담아놓은 소설들인데 반해

반짝반짝 빛나는은 이야기 자체가 고스란히 남은 케이스.

ps. 곤이 너무 좋아서, 곤이 나오는 부분만 몇 번을 다시 읽기도 했었다.

 

8. 댈러웨이 부인(버지니아 울프)

이 얇디 얇은 소설을 도대체 얼마나 잡고 있었던가.

한 페이지 읽기도 버거웠던, 나의 댈러웨이.

매일 꽃을 사오던 그녀를 따라하고 싶었다. 아니, 싶다, 지금도.

 

9. 꿈꾸는 책들의 도시(발터 뫼르스)

스무살이었나, 스물한살이었나.

내가 사랑했던ㅡ세종대 도서관에서 어떠한 이유로 널 발견하고

찬찬히 음미하는 동안, 그토록 쾌재를 불렀던 순간이.

 

10. 이방인(알베르 까뮈)

최근 번역 어쩌고 하면서 새움출판사에서 다시 내놓은 버전은 읽어보지 못했다.

나는 다만 태양의 강렬한 느낌만 간직하고 있을 뿐.

까뮈에 대한 무한 애정을 담아.

 

10. 호밀밭의 파수꾼(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유일하게 원서까지 찾아읽은 책.

홀든ㅡ은 사랑이니까.

영어 못해서 버벅거리며 읽었어도 느껴지는 걸쭉한 문체. 매력적이다.

여..영어 공부해야지...

 

10.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한 번은 꼭 언급하고 싶었던 책.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PS. 10이 여러 개로 보이는 건 착시현상입니다. 아마도.

PS2. 단테의 신곡은 차마 못 넣겠다. 무식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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