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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뜯어보기

My Blueberry Nights 사실 나는 영화의 미쟝센을 분석하는 데에는 별 재능이 없다. 이게 영화를 좋아하고, (과거)보다 성찰력있는 평론을 하고자 하는 인간이 할 소리이겠냐마는. 영화가 시작됐을 때, 불현듯 내가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오직 단 한 편, 중경삼림 밖에 보질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으며ㅡ그것도 딱 한 번, 때문에ㅡ이 영화가 그와 자연스레 오버랩되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랐다. 그 작은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젊고 아름다운 양조위가 눈을 반짝이며 반갑게 맞아줄 것 같았다. 현실은 머리 벗겨진 주드 로였지만. 참 영화의 가장 좋았던 장면을 하나 꼽아보자면, 엘리자베스가 길을 떠나기 전, 잠든 그녀의 입술에 제레미의 입술이 닿는 그 순간이었다. 마지막에도 반복되는 장면이기도 한데, 첫키스만 못했을 뿐더러 심지어는 시.. 더보기
her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허her는 이번 아카데미 주요작 중 내 마음을 가장 끌었던 작품이자, 서랍 깊숙이 처박혀 위태위태한 채로 낡아가고 있던 '내 인생 다섯 편의 영화'자리를 노리고 있는 위험한 작품이기도 하다. 호아킨 피닉스, 그러니까 힘him이자 시어도어인 그의 클로즈업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그가 편지를 읽는 짧은 순간을 이용하여 관객에게도 그를ㅡ어쩌면 온전히,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지금으로부터 아주 약간의 미래, 이미 서로를 위해 짧막한 글귀조차 쓸 겨를 없는 이들을 위해 대리 손편지 회사가 생겨난 시점.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을 위해 세상 그 어떤 시보다 아름다운 편지를 읊는, 곱슬머리의 핼쑥한 남자. 영화의 플롯은 단순하다. 한 남자가 OS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들은 '진짜' 사.. 더보기
Inside Llewyn Davis 영화 속 아이작이 연기한 캐릭터, 르윈 데이비스의 앨범 제목 . 그 자체로 영화 제목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영화가 끝마치고 나서도 가장 궁금한 그 무엇. 르윈, 당신의 생각. 우선 이 영화는 아이작이 으~마으마하게 섹시하다. 그게 한 가지 주의할 점이고. 두 번째는ㅡ나만 놀랐을지 모르겠으나ㅡ캐리 멀리건이 욕쟁이로 나온다는 점이다. 자신이 임신한 아이의 아빠일지도 모를 르윈을 쓰레기라며 욕하는 그녀에게 그는 그저 오케-하는 짧은 대답으로 수긍일지 무시일지 모를 반응만 보인다. 이 장면에서 위축되는 그가 너무 섹시하게 느껴진 건 나뿐이려나. 노래하며 시작하고, 노래의 끝과 함께 끝나는 이 영화는 수미상관 구조로 진행이 되는데ㅡ뭐 물론 끝날 때까진 그 자체를 알 수는 없으나ㅡ오히려 그래서, 내게는 더욱 복잡하게.. 더보기
La vie d'adele 아델의 인생, 정도가 되려나 직역한다면. 우리나라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이 영화. 어느 영화나 직접 스크린 앞에서 용기를 내어 그 본질을 마주하기 전 주어지는 이미지가 있기 마련인데,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내게 꽤 커다란 부담을 안겨주었다.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제목이 불러 일으키는 호기심을 얼핏 두려움으로 각인시킨 포스터의 두 여인과 장장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정도? 아, 또 하나 더한다면 예술영화라는 카테고리의 공포까지. 사실 영앤뷰티풀 이후로 포스팅하지 못한 영화가 수두룩하지만, 가장 뜨끈뜨끈한 이 리뷰를 늘어놓는 이유는 뭐 당연하게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영화가. 그녀가. 익숙치 않은 얼굴의 여배우ㅡ심지어 이름이 배역의 그것과 같은ㅡ아델은 꽤 멍한 표정을 짓는 토.. 더보기
새해 첫 영화 치곤 너무 강했나. 2013년 나만의 어워드 영화 부문 대상을 차지한 오종의 새 작품, Jeune&Jolie 영어로 하면 Young and Beautiful을 감상하고 왔다. 시네큐브에서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밀려 작은 관에서 딱 한 타임만 상영하고 있던 비밀상자 같은 영화. 인 더 하우스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매혹적인 영화였다. 게다가 오종은 늘 섹시함을 넘어 농염함이 철철 흘러넘치는 배우들을 잘도 찾아낸다. 프랑스 여자야 언제나 우아하지만, 이자벨, 마린 백트는 영화 제목만큼이나 한없이 아름다웠다. 인 더 하우스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오종은 미성숙한 인간이 강렬한 욕망에 이끌리는 소재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영화는 17살 이자벨의 첫경험(여름)에서 시작해 자신과 관계 중 죽은 남자의 와이프와.. 더보기
2013년 BEST MOVIE 2013년, 지극히 주관적인 BEST Movie 1. Dans la Maison, Francois Ozon 발칙하고, 농염하고, 섹시하다 2. Gravity, Alfonso Cuaron 삶의 끝에서 시작하는 인류의 탄생 3. 설국열차(Snowpiercer), 봉준호 눈처럼 차갑고, 엔진처럼 뜨거운 영화 4. About Time, Richard Curtis - 시간여행, 일상판타지, 유쾌한가족까지 적확히 나의 취향 저격 5. Before Midnight, Richard Linklater - 사랑 더하기 세월 그외, Django, D는 묵음 리차드 ㅍ뽜커, Life of Pi 변호인 먹먹한 Amour 우리 재스민 언니 공포영화를 다시 보게 했던 컨저링 나=똥멍청이임을 증명한 마스터 재간둥이 더테러라이브 상수.. 더보기
위대한 원작 파괴작들 은밀하게 위대하게 (2013) 7.4 감독 장철수 출연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 손현주, 박혜숙 정보 액션, 드라마, 코미디 | 한국 | 124 분 | 2013-06-05 글쓴이 평점 위대한 개츠비 (2013) The Great Gatsby 7.8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아일라 피셔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42 분 | 2013-05-16 글쓴이 평점 요근래 소설과 만화(웹툰)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와중에, 이 현상은 비단 할리우드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이게 영화 콘텐츠의 결여인지 또 다른 시도인지는 모르겠지만ㅡ우리나라에서도 판을 치고 있었는데 그 사이 뱉어지듯 등.. 더보기
사이코들의 힐링 댄싱 타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2013) Silver Linings Playbook 9.5 감독 데이비드 O. 러셀 출연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 니로, 크리스 터커, 줄리아 스타일스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22 분 | 2013-02-14 글쓴이 평점 친구 덕분에 맥스무비에서 진행한 GV시사회로 이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예정보다 일찍 감상할 수 있었다. 집은 아늑한 북쪽에 위치한지라 코엑스까지 긴긴 여정을 해야했지만 오랜만에 강남 공기도 맡아서ㅡ결국엔 나쁘지 않았다. 마침 신세계의 VIP시사회도 진행 중이었지만 아쉽게도 영화 시간이 겹쳐서 배우들은 볼 수 없었다. 2시간여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맥스무비의 편집장과 저널리스트가 와서 짧은 시네마토크와 질답시간을 가졌.. 더보기